사순절의 목적은 믿는 자들이 기도, 참회, 자선 그리고 자기 부인을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을 의미 있게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데 있다. 예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기 전에 광야에서 금식기도하시며 사탄의 유혹을 견디어 내셨던 40일을 기념하는 사순절은 재의 수요일부터 시작되어 부활절까지 지속된다. 사순절 기간 동안 주일은 제외하는데, 그 이유는 주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죄와 죽음에서 승리하셨던 것을 축하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사순절 (Lent)” 라는 말은 라틴어 quadragesima에서 유래했는데, 이것은 본래 tessarakoste라는 헬라어의 번역이고, 그 단어의 의미는 “40번 째 날(fortieth day)”이다.
전통적으로 사순절은 음식과 오락을 절제와 참회의 기간이다.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기 위해 특별 기도의 시간을 갖고, 음식과 오락을 절제하며, 이웃이나 자선 단체에 손을 펼쳐 자원 봉사하거나 기부금을 내놓기도 한다. 옛 전통에 따를 것 같으면, 사순절 기간 금식은 매우 엄격히 강조되었었다. 그래서 어떤 곳에서는 이 기간에는 고기 자체를 아예 가까지 못하도록 했고, 어떤 곳에서는 오직 생선만 허락되었고, 어떤 곳에서는 생선과 조류만 허락었고, 어떤 곳에서는 과일과 계란만 허락되었으며, 어떤 곳에서는 오직 빵만 허락되기도 했다. 그리고 며칠 동안 음식을 입에 대지 말도록 요구하기도 했고, 하루에 오직 한 끼만 허용하는 절식이 요구되기도 했고, 어떤 경우에는 오후 3시까지 금식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런데 현대교회에서는 엄격한 사순절 준수 의미가 무척 희박해져 가고 있다. 교회에서 사순절 준수를 강조하기 보다는 각자의 선택에 맡겨두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사순절 금식 역시 음식을 먹지 않는 개념에서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이나 기호품(술, 담배 혹은 초코렛)을 절제하는 개념으로 대치되어가는 경향이 있다. 또한 참회의 기도나 경건의 시간을 갖는 개념보다 좋아하는 활동(영화관람, 비디오 게임)을 절제하거나 자선 봉사 활동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쉽고 편리한 것을 추구하는 현시대의 풍조가 교회 전통적 절기인 사순절 속으로 깊게 파고 들어온 것이다. 과연 우리는 얼마나 쉽고 편리해져야 만족해 할까? 사순절은 영적훈련으로써 참으로 유익한 절기인데, 이 기간만이라도 조금만 더 불편하고 조금만 더 절제할 순 없을까? 희생과 절제가 따르지 않는 훈련과 성숙은 없다. 신앙생활은 지속적인 훈련과 끊임없는 성장을 요구하지 않는가?

